빛과 멜로디 (조해진 저, 문학동네)
내가 좋아하는 빨간 안경의 이동진님이 추천하는 책이라 급하게 읽었다.
어떻게 추천한다는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무턱대고 읽었던 책이다. 그렇다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도 아니고 술술 잘 읽히는 책이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누가 누구인지... 지금은 누구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헷갈리는 정도 ㅎㅎ
전쟁이 있는 분쟁지역에서 사람을 살리는 사진을 찍는 사진 작가 은과 그녀를 인터뷰한 승준의 이야기로 먼저 시작된다.
승준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사진작가 은은 이미 승준과 초등학교 시절에 같은 동창이었음을 알고 있다.
집안 형편으로 인해 결석이 잦았던 은을 학급 반장이었던 승준이 담임선생님의 부탁으로 가정 방문을 하면서 은의 가정형편을 알게 되고... 가정 방문을 할 때마다 (초등학생의 마음으로) 은에게 필요한 것들을 조금씩 가져가게 된다.
마지막으로 승준은 아버지의 후지필름 카메라를 은에게 가져주는데... 승준의 마음은 이 카메라를 팔아서 필요한 것을 사라는 마음이었지만 그 카메라를 본 은은 그것이 계기가 되어 은은 다시 살고자 하는 삶의 희망을 가지고,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진 작가가 된다.
읽으면서 이렇게 승준과 은의 러브라인으로 발전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책이 우리에게 하고픈 이야기는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넘어서 인간대 인간의 사랑을 이야기 한다.
승준이 은을 여자로 사랑해서 베푼 호의가 아닌 인간대 인간으로 베푼 호의로 은은 삶을 이어갈 수 있었고, 그 호의는 다시 은이 전쟁지역에서 폐허속에 갇힌 아이들을 찍으며 그 사실을 세계에 전함으로 또다른 호의로 이어지게 한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전쟁 속에서 난민이 된 살마를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영국의 애나가 초청해서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 러우 전쟁속에서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임산부 나스챠는 살마의 초대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호의를 베푼다는 생각으로 한 행동이 아니었더라도 그것을 받는 이들은 희망을 받게 되고... 그것은 또다른 이에게 희망을 전하는 것이 된다.
세상은 아직도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이 아직은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렇게 순수한 호의를 베풀며 살고 있는지... 여전히 세상은 전쟁의 고통 속에 있는데 그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공허함과 나의 무심한에 대한 자기 반성이 함께 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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