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사망법안, 가결 (가키야 미우 저, 김난주 옮김, 왼쪽주머니 출판)
저출산,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일본에서 의료비나 연금도 바닥이 나고, 복지정책에서 수혜자 역할을 하는 노인들이 나라전체에서 짐이 되어버린 정부가 70세가 되는 생일을 전후 한달 안에 안락사시킨다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정신은 멀쩡하지만 운신이 어려운 시어머니를 독박으로 모시고 있는 며느리 도요코.
새벽에도 때없이 벨을 울려대는 시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시지만, 좋은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딸 모모카에게 할머니 병수발을 이야기하자 기겁하며 독립해버리고, 명문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대동아은행이라는 곳에 취업한 아들 마사키는 회사내에서 인간관계를 견디다못해 퇴직 후 3년 동안 집안에서 은둔형외톨이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남편 시즈오는 70세 사망법안이 통과되자 자신의 삶이 15년 밖에 남지 않았다며 퇴직후 친구와 세계여행을 떠난다.
시누이가 2명이 있지만, 유산상속에만 관심이 있지 누구하나 어머니의 수발에는 모른척 하고 싶어한다.
일본가정은 특히 가부장적인 집안이 많다고 하는데, 책을 읽는 동안 도요코의 삶이 답답하고 안타까웠다.
도요코가 오랫동안 바깥생활은 하지못하고 집안에서 어머니 병간호만 하다보니 점차 소심해지고 겁이 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때 마침 고등학교 친구의 전화를 받고 가출을 결심하는데...
내용은 그럭저럭 쉽게 읽혀진다지만, 70세 사망법안이라는 화제 자체는 독특한 발상이기도 하면서, 노인이나 나이든 사람을 세금 축내는 부류로 인식하고 있는 요즘의 시대를 잘 보여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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